작성자 | 꿈아리 | 작성일 | 2016-12-14 |
제목 | 성매매도 폭력의 한 형태… 해결책은 무엇일까 | 조회 | 712 |
첨부파일 | |||
언니, 같이 가자!/안미선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된 이후 강산이 한 번 변하고도 남을 만큼 세월이 지났지만, 성 산업의 착취 규모는 오히려 덩치가 더욱 커지고 성매매는 일상화가 됐다. 성매매가 만연한 사회에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일까.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자활지원활동을 기록하자는 뜻에서 기획된 <언니, 같이 가자!>는 부산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활동가 13명을 통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자활지원센터에서 활동가로 일하는 김지원(가명) 씨는 성매매 종사자였던 본인의 경험을 털어놓는다. 버스도 제대로 타지 못하고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던 그는 지원단체에서 일하면서 15년 동안 잃어버렸던 제 이름을 온전히 찾고 '일반 사람이 되어간다는 뿌듯함'을 느꼈음을 고백한다. 방 하나 얻을 보증금이 없어 성매매 현장에서 나오지 못하는 여성에 대해 김 씨가 '아픈 손가락'이라고 칭하는 부분은 경험에서 우러난 말이기에 더욱 가슴 깊이 와 닿는다. 성매매를 폭력 피해로 간주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탓에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는 성매매 여성들의 사례는 넘쳐난다. 활동가 임정원 씨는 성매매 피해가 본질적으로 폭력의 문제임에도 어느새 채무관계로 변질돼 "너희는 빚을 졌으니 갚아야 한다"는 식의 왜곡된 시선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활동가 경희선 씨는 자활지원센터에서 일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언니'들과 자살로 생을 마감한 뒤 비로소 집결지를 벗어나는 성매매 피해 여성들을 통해 성매매를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구조 구축에 대한 필요성과 보다 체계적인 지원정책 마련을 호소한다. 재기하고 싶어도 편견과 차별의 벽에 부딪혀 신음하는 성매매 청소년들의 사례도 시선을 모은다. 활동가 정지영 씨는 가정폭력 등으로 더 이상 집이 울타리가 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른들의 관심과 애정이라고 강조한다. 애정을 갈구하는 청소년들은 결코 대단히 무서운 범죄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활동가 전수진 씨는 성매매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을 편견에 내몰 게 아니라 이들이 재능을 발휘하며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자고 호소한다. 성구매자에 대한 느슨한 처벌로 인해 성매매 권하는 사회가 되어버린 오늘날 현실에 대한 활동가 천현옥 씨의 날 선 비판 역시 돋보이는 대목이다. 책은 다양한 지원 사례와 부산 완월동 등 전국의 성매매 집결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의 현실 등을 아우르며 해결책도 모색한다. 사회의 묵인과 방치에 맞선 이들은 "같이 가자"고 입을 모았다. '함께 밥을 짓고 푸고 나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해결책이 된다는 현장의 목소리, 마음을 쉼 없이 울린다. 안미선 지음/삼인/312쪽/1만 4000원. 윤여진 기자 onlypen@ |
|||
이전글 ▲ | “업소언니 우대” 대출에 숨은 비밀 | ||
다음글 ▼ | 아들 외국에 팔겠다' 동거녀 협박해 성매매시킨 20대 실형 |